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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ler/국내여행기

[170916~17] 프로분실러의 우천 경주 여행

프로 분실러의 우천 경주 여행

1. 숙취와 함께 출발

 

술을 조금만 마시겠다는 생각은 항상 술자리 가기 전에만 유효하다.

토요일 출근이 있었기 때문에 정말 적당히 마실 생각이었는데,

하필이면 안주가 소고기였다.

같이 마시는 분들도 술을 꽤 잘 드시는 분이고, 간만의 회식이라 신나게 마심.

그리고는 극강의 숙취와 함께 출근.

 

아침에 출근했다가 저녁에 떠나는 경주여행이었기 때문에

회식이 끝나고나서 무슨 정신인지 가방을 싸기는 했는데, 쓸모있는 물건이 없었다.

칫솔/치약 챙긴게 다행.

 

불금도 불금 of 불금이었던게, 교육 때문에 나 포함 다섯 분이 토요일에 출근했는데,

다섯명 다 전날 술을 마시고 네명이 숙취 두통에 시달리고 있었다.

다같이 모인 회의실에서 술 냄새가 나는데, 나 때문인지 남 때문인지 알 수 없는...

 

그 와중에 기특한게, Gudak을 잊지않고 샀다고 합니다.

(그 정신으로 가방을 잘 챙겼다면...)

경주 여행 +3을 기점으로 구닥에 엄청 빠져있음.

뭔가 의도한 듯 의도치 않은 아날로그스러움.

 

5시 퇴근해서 대전역 앞 횡단보도 앞에서 찍은 사진인데, 뭔가 90년대 필카느낌 낭낭한게 넘 좋다.

이때는 아직 구닥 초보라서 타임 스탬프를 찍지 않았음.

 

암튼 가는 내내 토하려고 시도하면 토할 수 있을 것 같은 상태로 기차에 타서

초코말랑과 숙취인의 영원한 친구 헛개수를 먹고 잤다.

 

지난 반기에 회사에서 강제로 지원해주는(?) 수업을 들었는데,

Family Day라고 모두가 일찍 퇴근하는 수요일에 대전에서 수원까지 올라가서 들어야 하는 수업이었다.

심지어 교육과정도 학부 전공과 너무나도 일치하여, 학부 때 들었던(심지어 조교도 했던) 수업의 재수강을 하는 듯한 느낌의...

아무리 마음을 먹어도 열심히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암튼 거기서 수업 시간에 초코말랑을 까먹는게 나폴리 피자 먹은 것 다음으로 재밌는 일이었다.

그 때도 숙취에 시달리며 초코말랑을 먹었던 것 같은데...

헛개말랑도 나왔으면 좋겠다.(아무말)

뚜벅이가 대전에서 한번에 갈 수 있는 루트는 KTX타고 신경주밖에 없다.

요즘 프리미엄 우등 고속버스가 괜찮다길래 한번 타보려고 했는데, 복합 터미널에도 경주 터미널 들어가는 차가 없다.

세상에 모든 편리함을 갖춘다 하더라도 항상 내가 필요로 하는 건 없다.

그래서 신경주로 갔음.

 

경주에서 먹은 맛있는 것을 꼽으라면, 일단은 맥도날드 슈비버거+초코후라이

그리고 팔우정 해장국. 진성 숙취해소의 맛.

점심에 회사 앞에 있는 감자탕 집에서 뼈 해장국을 먹는데, 속이 안좋아서 국물만 떠 먹고 말았는데

여기서 음식으로 할 수 있는 최대의 해장을 함.

가히 현대옥 콩나물 국밥에 견줄만 하다고 생각함.

 

 

(음식 사진 세상에서 제일 못찍는 사람)

 

뭐하나 맛있게 찍어놓은 사진이 없지만, 사진보다 맛있는 건 확실함.

 

팔우정 해장국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것도 볼라벤이 한반도를 강타했던 2012 내일로 여행으로 주디와 함께 갔었다.

경주 네임드 맛집이라고 해서 갔는데, 내일로 먹거리, 지역별 먹거리라고 해서 먹을 수 있는게 피순대국밥, 간장게장, 고등어정식, 떡갈비 등등 기름지고 자극적인 것뿐이라 그다지 인상깊지 않았다.

그때도 국물은 열심히 퍼먹었지만 평양냉면 먹는 듯한 닝닝함이 있었다.

근데 이번엔 프로숙취러가 되어 혼자 갔는데 마이쩡.

 모자반과 콩나물, 묵과 함께 나이가 한스푼 정도 들어가야 완성되는 맛이다.

평양냉면처럼 매력을 알게되면 끊임없이 땡기는 맛.

심지어 그 때는 시골 할머니집 같은 허름한 집(시골에 사는 할머니 없음.)이었는데 이번에는 내부를 아주 말끔하게 리모델링 했다.

벽에 붙어놓은 글을 보니 알쓸신잡에 의해 알려져서 손님이 많이 찾아오는지 주인분이 체력 소모가 조금 크시다고 한다.

자극적인 해장국 맛을 기대하고 가기보다는, 숙취가 있는데 위에 부담 안가고 시원한 국물을 먹고 싶고, 나이 좀 먹었다싶으면 찾아가보면 좋을 맛집쓰.

 

2. 멍청비용 + 20,000원 + α

 

내 인생 소비의 1% 정도는 멍청비용으로 이루어져있다.

이번 경주 여행은 '다행 스튜핏'+'전화위복 그레잍'으로 이루어져있음.

금요일 회식 전에 일산으로 출장을 다녀왔는데,

자다가 문득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호텔스닷컴에서 숙소를 예약했다.

토끼와 거북이에서 토끼가 자다가 달리기 말아먹은 것처럼, 나도 자다 깨서 정신 없이 돈쓰다가 여행 말아먹음.

16~17 숙박인데, 17~18 숙박으로 잡았다. 시차 스튜핏.

 

예약한 곳은 Casa라고, 시외버스 터미널 근처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였다.

(원래 버스를 타고 갈 생각으로 숙소부터 예약한 안 치밀함.)

 

팔우정 해장국에서 위치 검색하러 찾아보다가 이걸 알게됐는데,

뭔가 멍청한게 쪽팔리기도 하고... 그래서 근처에 있는 다른 게스트 하우스 예약함. 소심스튜핏

 

경주 시외버스 터미널 뒤쪽에 게스트 하우스가 매우 많은데,

게스트 하우스만 많은게 아니라 유흥 업소와 숙박 업소가 매우 많다.

 

취객도 많고, 일진스럽게 생긴 무서운 청소년들이 많은 이 곳만 넘기면 말끔한 게스트하우스들이 많이 있다.

나의 숙박은 G Guesthouse

주변 사람들과 눈 마주치지 않기 위해 땅만 보고 걷다보면 어느새 반짝반짝한 건물에 도착한다.

누가봐도 가정집이 있어야 할 곳 중간에 게스트 하우스가 띄엄띄엄 자리잡고 있다.

우리집 앞이면 너무 스트레스 받을 것 같은 조명..

(구닥은 분위기는 쩔어주지만 정보전달의 목적은 1도 없다는 걸 올리면서 깨달음...)

 

 

들어가자마자 로비는 이렇게 생겼고 아침식사도 여기서 하면 된다.

늦은 시간인데도 카운터에 대기하고 있는 분이 열쇠를 꺼내주시고 체크인.

원래는 이 시간에 안압지를 들어가면 참 좋겠지만, 프로 숙취러는 그럴 수 없음.

도미토리로 들어가서 이 한 몸 뉘이고,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닐 체력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가자마자 씻고 누워서 머리 대자마자 잠듦..

 

 

대학생 때 내일로 다닐 땐, 숙소는 무조건 싸고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으로 갔었는데

요즘은 여행자를 위한 숙박업 자체도 잘 발달한 것 같고, 에어비앤비나 호텔스 닷컴 등등의 어플도 잘 되어있고,

무엇보다도 4인 도미토리 룸을 예약을 했는데도 방 안에 따로 어메니티까지 갖춰 놨고, 전용 욕실/화장실도 있다.

침구류도 매우 깨끗했다.

구석구석 살펴보면 좋았겠지만 체력이 없어서 생략한다.

 

짐을 얼마나 거지같이 쌌냐면, 내일 자전거 탈 때 입을 레깅스는 있는데 오늘 잘 때 입을 옷이 없음ㅋ

그래서 편의점에 가서 흰티 하나랑 남자 트렁크 빤쓰 하나를 샀다.

속옷이라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편하게 잠.

(리빙포인트) 여행가서 잠옷이 없다면 근처 편의점에서 남자 트렁크 빤쓰를 사시오.

 

4인실인데 짐 풀고 나간 옆자리 사람 한명만 있었고, 그 분도 꽤 늦게 돌아오신 모양인데 들어오는 소리는 못듣고 아침에 이분 코고는 소리에 깸. 약간 짜증이 났으나, 이걸로 짜증낼거면 도미토리 예약하면 안됨.

다행히 이 분도 그렇게 예민하진 않아서 아침부터 씻고 나갈 준비하느라 조금 시끄러웠을텐데 세상 모르고 자더라.

 

게스트하우스 아침밥은 빵식이다. 토스트 식빵과 시리얼, 계란이 제공됨.

계란은 직접 후라이팬에 부쳐서 해먹고 자기가 먹은 그릇은 자기가 씻어야하는 합리적이고 귀찮은 시스템이다.

그래도 그렇게 찾기 어렵다는 '좋아하면서 잘하는 일'을 찾아냈다.

계란후라이 노른자 살리기 (초라)

4대보험/세후 월 삼백 조건만 충족하면 노른자를 살린 계란후라이 구우면서 사는 건데,

생존에는 별로 쓸모없는 적성이다. 그래도 만족감은 100%데스.

 

 

3. 흐르는게 비인지, 내 눈물인지...☆

 

이번 여행 계획에서는 총 세가지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1. 태풍이 오지만 일본으로 가니까 경주는 괜찮을거야. 자전거를 타자.

 2. 혼자 자전거 타고 돌아다니니까 딱히 계획은 필요없어.

 3. 자전거 탈거니까 이 택배는 챙겨가기로 하자.

 

잠에 깨면서/아침을 먹으면서/그리고 게스트하우스를 나가면서 생각했다.

자전거는 못타겠다.

경주에 어쩐 일로 가냐고 물어보면, 자전거 타러 간다고 했는데, 자전거에 발도 못대봤다.

 

2012년에는 볼라벤이 한반도를 강타하거나 말거나, 경주에서는 자전거 잘 타면서 다녔는데 이번에는 이웃나라로 선회하긴 했지만 태풍이 또 왔다.

전날까지 화창했는데, 비가 왔다. 태풍 탈림이란다.

예전에 순천에서 볼라벤을, 안동에서 덴빈을 만난게 다 비를 몰고다니는 주디 때문인 줄 알았는데, 나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탈림.... 태풍 때문에 경주여행 개탈림..

 

 

일단 자전거를 완전 포기한 건 아니라서 편의점에서 우비를 사서 갔다.

더쿠의 심장을 멎게하는 무민이.

넘 귀여워서 성인용인거 두 번 확인하고 샀다.

비쌈. (+6,000원, 더쿠 스튜핏)

지금은 침대 밑에 던져놓은 거 같음.

 

천마총 - 첨성대 - 서빙고 이렇게 그 동네를 자전거 타고 돌아다닐 생각이었는데,

자전거 대여소도 자전거를 내놓지 않았고 비를 맞으면서 탈 자신도 없었다.

돌아오는 주에는 갖고 있는 체력의 150%를 짜내서 써야하는 바쁨주간이었기 때문에 감기/몸살을 무릅쓰고 무모하게 여행해서는 안됐다.

도비는 감기도 걸리면 안되거든요!

그래서 도비는 돈을 쓰기 위해 스타벅스에 들어갑니다.

원래 커피는 도비가 잠을 깨기 위해서 마시는 거지, 보통 차를 마시기 때문에 스벅은 잘 안간다.

(차는 투썸이 개짱임. 일단 티백부터가 기둥모양)

근데 한옥st. 스벅 예뻐서 들어감.

 

 

 

 

비가 정말 많이 와서 자전거 탈 엄두는 안나고, 카페에서 계획도 수정하고 짐도 조금 정리할 겸 들어갔다.

원래 1박 정도의 여행에는 이것저것 많이 들고 다니지 않는데, 이번 짐은 내가 챙긴게 아니라 술취한 제2의 내가 챙겼기 때문에 정리가 필요했다.

그리고, 업종이 완전 동일한 타사 제품을 회사 택배실로 배달시켰기 때문에 가방에 넣어서 들고 올 수 밖에 없었다.

500ml씩 두개 였으니까 일단 짐이 +1kg..

결정적으로 배낭이 너무 빵빵해서 배낭을 매고 무민우비를 입으면, 네번째부터 단추가 잠기지 않았다..

결국 가방을 포기하는 걸로. 실제로 여행 끝나고 가방이 사망하셨다.

대학교 때 전공책 이송용으로 한 이만원 주고 사서 이제까지 썼으면 호상이다...

RIP Backpack. 호상 그레잍. 

 

일단 네이버 경주 날씨를 쳐봤는데 시간대별 날씨로 3시까지 비가 내리고 여섯시 쯤이면 그냥 흐림 상태가 된다고 한다.

여기서도 실수를 한건

세시는 비, 여섯시는 흐림을 보고 세시에는 비가 그칠 거라고 생각했다.

세시에는 비가 그칠거라고 믿고 싶었다.

그리고 믿고 싶은 걸 믿고 싶은대로 믿으면 반드시 배신 당한다는 교훈을 얻게됐다.

 

 

4. 경주 박물관 관람순서: 외부▶미술박물관▶월지관▶역사박물관

 

암튼 그 때는 오전시간은 어떻게 실내로 잘 돌아다니면 오후에는 액티비티를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박물관에 갔다.

사실은 엽서를 사려고 한번은 들르려고 했는데, 날씨 덕분에 신라 문화관, 신라 미술관, 월지관을 보게됐다.

경주 박물관의 건물 규모는 작지만 꽤 잘 되어 있다.

박물관 개장은 10시인데, 10시 전이라도 야외는 관람할 수 있게 해준다.

비가 오는데도 사진에 담을 만한 게 많아서 구닥초보가 이것저것 찍으면서 돌아다녔다.

사진에 취미가 있으면 여기로 출사 나와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물론 난 찍으려고 하는게 다 나오면 잘 찍은 사진, 반만 나오면 못찍은 사진이라 생각하는 머글이기 때문에 신빙성은 없을 무.

 

 

 

 

일단 오백원 짜리 하나 구해서, 체크카드/현금 삼만원/아이폰/우비만 두고 가방을 사물함에 넣어버렸다.

(오백원 나중에 돌려줌)

(가방을 사물함에 쳐넣고 한층 만족스러워진 무민더쿠)

 

그리고 야외를 구경하는데, 야외에서 가장 흥미를 끄는건 성덕대왕 신종

실제 종을 치진 않지만, 매 시각 20분, 40분, 그리고 정각에 녹음한 종소리를 들려준다고 한다.

이 종소리를 들으면, 저승의 영혼까지 모두 위로를 얻는다고 한다.

하지만 자전거를 못타는 이승의 나는 위로해주지 않아...

 

 

박물관 개장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개장시간 전인데도 외부를 돌아다니는 사람이 무척 많다.

어떤 사람들이 있냐면,

외국인 단체 관광객, 국내 여행객, 관심 1도 가지지 않을 거란 거 알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이를 데려오는 부모님들, 그리고 유익한 가르침에 괴로워하며 소리지르고 뛰어다니는 아이들.

 

조용한 관람을 하고싶다면 입구에 있는 박물관 가게에서 신분증을 맡기고 오디오 가이드를 빌린 후에 미술 박물관 ▶ 월지관 ▶ 역사 박물관 순으로 가는 게 좋다.

개장 시간이 되자마자 단체 관광객들은 모두 박물관에 들이닥치고, 메인 건물이 신라 역사 박물관이기 때문에 거기에 휩쓸려서 다들 신라 역사 박물관으로 들어가는데 그 때 미술관은 매우 고요하다.

신라 미술은 불교 미술인지라, 불상이나 섬세하게 가공된 조각들이 많기 때문에 북적북적 사람 흐름을 따라가는 것보다는 혼자 조용히 돌아다니는 게 좋다.

플래시만 터뜨리지 않으면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여러가지 불상이 많지만 가장 맘에 드는 조각품은 전시실 외부에 있는 약사불

 

 

저렇게 그릇을 들고 있는 통통하고 귀여운 불상은 주로 약사불인데, 알 수 없는 병부터 불치의 병까지 모두 고칠 수 있다고 한다.

손이 너무 고양이 솜방망이 같아서 귀여워 쥬금.

나일롱이긴 하지만 개신교 집안에서 자라서 불교에는 크게 관심 가져본 적 없는데, 나름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다.

불상이 어느 나라의 영향을 받았는지, 어떤 이야기가 얽혀있는지 등등

오디오 가이드 필수다.

 

미술관 자체가 작기는 한데 깔끔하기도 하고, 공간 자체에는 이런 디테일함도 살아있다.

여친 인생샷 찍어주기 좋은 배경. 정도로 페북에 올라올 법 함.

 

 

신라 역사 박물관을 빠르게 스캔한 사람들이 미술 박물관으로 들이닥칠 즈음, 미술관 관람이 끝난다.(박물관에 비해 규모가 작음)

그럼, 월지관으로 가면 된다.

월지관은 매우 작고 사람이 없다.

안압지의 옛 이름이 '월지'다.

월지관은 안압지에서 토출된 문화유산을 전시하는 곳이다.

경주 전역에서 나오는 신라 유물이 아니라 안압지에서만 나오기 때문에 굉장히 작다.

대신 오디오 가이드는 세세하게 잘 되어있다.

 

주로 건축물의 장식품(수막새, 암막새 등)이나, 컵이나 장식품 등등을 볼수 있다.

건축물 무늬 하나하나가 매우 섬세하다.

신라시대에도 목축업이 행해지고 있었다는 증거가 되는 동물 턱뼈다.

강냉이가 제대로 살아있다.

호랑이는 죽으면 가죽을 남긴다고 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강냉이가 이쁘게 박힌 턱뼈다.

강냉이 관리 잘하자.

 

 

예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다.

대학교 땐 신나게 술게임을 했었고, 지금 우리 팀은 가위바위보나 사다리 타기를 해서 로또를 사주곤 한다.

(애석하게도 아직 1등이 되어 떠난 분은 없다...)

 

한쪽 구석에는 아래처럼 안압지 모형을 만들어 놨다.

이거 보고 저녁엔 안압지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월지관까지 보고 나서 박물관으로 가면 여전히 복잡하지만 그래도 처음만큼은 아니다.

오디오 설명을 들으면서 천천히 걸어다닐만 하다.

 

(무덤에서 출토된 악세사리인데, 동양의 투탕카멘이라고 하는게 웃겨서 찍어놨음.)

 

(귀여웡. 얼굴무늬. ºoº)

 

(좌우대칭 성애자에게 만족과 평화를 가져다주는 사진)

 

 

박물관 관람이 끝나고, 오디오 가이드를 반납할 겸 박물관 가게에 가서 엽서 쇼핑을 했다.

순천 때부터 엽서 쓰는 재미가 들어서 여기저기 엽서를 쓴다.

순천 전망대 엽서와는 다른 고퀄의 엽서를 여러개 볼 수 있다.

(하지만 너무나도 건방지게 가격도 비싸면서 우표일체형이 아니라서 우표를 따로 사서 보내야한다.)

옛날 치토스에 들어있던 따조처럼 보는 각도에 따라 사진이 달라지는 엽서도 있고 설화를 바탕으로 만든 엽서도 있음.

비도 많이 오겠다, 여행 중간 중간에 홍언니, 별이, 유맹, 주디, 그리고 엄빠에게 엽서를 썼다.

그래서 월요일에 대전에서 보냄. 다들 잘 받았지?

 

5. 비가 조금이라도 오면 보문단지는 가지 마시오.

 

경주 박물관을 나와보니, 비가 미스트처럼 흩뿌리는게 자전거 탈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보문단지에 가기로 함.

경주 박물관에서 보문단지로 가는 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보다는,

안압지에 가서 미리 매표를 해놓은 후에 선덕여고 정류장에서 승차하는 게 좋다.

 

저 지도 대로 가다보면, 옆쪽으로 연꽃밭도 구경할 수 있고, 석재를 취급하는 곳도 있어서 재미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여행가서 버스 두정거장 정도는 걸어가서 타거나 미리 내려 걷는게 좋은 것 같다.

(약간 괴기한 토끼 가족)

나는 뭣모르고 버스에 가만히 앉아있다가 보문 관광단지에 중앙에 내린다고 육부촌에 내렸다.

어차피 자전거도 탈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으니까 그다지 상관은 없었는데,

보문호를 보면서 가볍게 산책하고 싶으면 육부촌이 아니라 경주현대호텔 근처에 내리는 게 좋았던 것 같다.

날씨 좋을 때 호숫가 주변을 산책하면 괜찮았던 걸로 기억한다.

 

이번 여행을 계획하면서 마음 먹은게, 그 놈의 먹방 여행. 그만 하자였다.

먹고 사는 거 중요하지만, 요즘 나오는 컨텐츠가 다 보릿고개 갓 지난 것처럼 음식 얘기 밖에 없어서,

음식은 조금 제쳐두고, 액티비티, 문화 위주로 즐겨보자고 마음 먹었다.

근데 비와서 다 망함ㅋ

음식도 망함ㅋ

 

보문 단지에 내렸는데, 잦아지던 빗줄기가 또 세차진다.

 

육부촌 앞에는 화폐 박물관이 하나 있는데, 이미 박물관은 충분히 봤으므로 날씨 상태를 보기 위해 맥도날드에 들어갔다.

나는 매우 화가 나있어. 그래서 초코 후라이를 먹어야해.

썩 맛있진 않은데, 쌓인 스트레스는 원래 칼로리로 녹이는 법이다.

 

육부촌 앞에 볼거라곤 대형 물레방아 밖에 없다.

날씨가 좋다면 적당히 돌아다녀 보겠지만...

 

대신 길 건너가면 경북관광홍보관이 있어서 갈만한 곳을 스캔할 수 있고, 지도도 구할 수 있다.

근데 길 건널 때 약간 목숨 베팅해야한다.

누가봐도 신호등이 있어야 할 것 같은 횡단보도에 신호등이 없어서 눈치껏 건너야 한다.

눈치껏 잘 건너면 지도 받는거고...

아니면 걍 죽는거고 뭐...

 

6. 비가 올 때는 불국사(Fire Soup Four)도 가지 마시오.

 

원래는 계획은 천마총에서 자전거를 탄다 ->저녁에 안압지를 보고 돌아온다. 였는데,

세시가 되도록 비는 그치지 않고, 엽서도 쓸만큼 썼고, 할일이 없어서 불국사에 가기로 했다.

경주의 메인 유적지들과 불국사&석굴암은 거리가 멀어서 주로 여행코스를 따로 짜서 간다고 하는데

기왕에 보문단지까지 왔으니, 불국사를 가기로 했다.

불국사를 가려면 육부촌 앞에서 다시 버스를 타도 되지만, 조금 걸어간 후에 타도 된다.

버스 눅눅한 공기에서 꾸벅 꾸벅 졸기 싫어서 조금 걷기로 함.

 

 

 

멀리서 저 건물이 보이길래, 저건 뭔가 싶어서 그냥 저게 보이는 쪽으로 걸었다.

역사 유적 혹은 악당보스집 처럼 생겼지만 알고보면 그냥 숙박+음식점 정도 되는 것 같다.

어마어마한 중국느낌이 나서 사진 찍어놓음.

(대중음악박물관 앞 버정)

 

(비오는 보문정)

 

날씨가 좋다면 룰루랄라 산책했겠지만, 난 지금 몹시 화가 나있어.

악당보스의 성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어 거기서 불국사 가는 버스를 탔다. 30분 정도 걸린다.

 

불국사도 날씨가 좋으면 행복하게 산책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비가 올 땐 체력 소모가 너무 크다.

등산화 등산폴, 등산 백팩과 백팩커버, 등산 모자, 등산복, 산악회, 등산 마인드 정도는 되어야 가능하다.

레깅스에 티셔츠로는 감히 덤빌 생각을 말아야...

 

 

 

 

저 앞에서 사진 찍는 백인 할아버지를 보고 생각해봤는데 해외 나가서는 저 유네스코 세계유산 표시를 못본 것 같다.

찍을 법 한 그런 사진을 찍은 기억이 없음.

 

이렇게 천왕문을 지나갈 때 보면, 닉값하는 F4가 있다.

(노래 잘하는 일진^0^) (싸움 잘하는 일진-_-+)

(동물 좋아하는 일진 * 'ㅅ' *) (부모님이 부동산 투기 좀 하시는 일진ㅡ.,ㅡ)

 

역사의 ㅕ도 모르는 공대생이 맞는게, 청운교&백운교가 왼쪽이 청운교 오른쪽인 백운교인줄 알았는데,

아래쪽이 청운교, 위쪽이 백운교였다.

청운교는 17계단, 백운교는 16계단, 도합 33계단이고 아직 부처의 경지에 이르지 못한 것을 상징하는 숫자라고 한다.

세봤는데 과연 17 / 16이 맞다.

계단의 각도는 45도로 매우 안정적이며, 계단의 너비가 10.20m일 때, 이 계단의 높이를 구하시오. (3점)

답은 6.78m 인데, 생각보다 높이가 낮은 이유는 청운교와 백운교 사이의 평지 공간 때문이다.

 

청운교와 백운교의 가장 큰 매력은 올라갔을 때 대웅전을 정면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건데,

저 계단을 밟고 올라갈 순 없지만 옆길로 돌아서 올라갔을 때 앞으로는 대웅전이 대칭, 뒤로는 계단이 대칭이라서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다.

제발 다 대칭으로 만들어줘...

석가탑 다보탑도 양쪽으로 무게감이 비슷한게, 불국사는 분명 좌우대칭성애자가 만들었을거다.

자상하신 아버지와 자애로운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화목함과 지성이 넘치는 가정에서 삐뚤어짐 없이 자란 인재가 성실하게 일하며 만든게 분명하다. 좌우대칭은 평화입니다.

(사랑과 평화의 좌우대칭)

불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다보탑과 석가탑

항상 사진으로 보면 작아보이는데, 실제가서 크기에 놀라곤 한다.

 

 

 

 

저 사자상이랑 맞춰서 찍으려고 비를 맞아가면서 사진을 찍었다.

예전 다보탑에는 사면에 다 사자상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 좌우대칭과 균형의 성애자가 사면에 사자를 박아넣는 걸 잊을 리 없다.

다만 배워먹지 못한 왜놈들이 쳐들어와서 사자 세마리를 떼서 훔쳐갔다고 한다.

일제시대 때 남의 나라를 깨먹으면서 대칭까지 깨먹은 배워먹지 못한 일본놈들 때문에 내가 비를 맞으며 사진을 찍었다.

83년 구구 십원은 아래 사진처럼 사자상이 없는 면이 나온다고 한다.

어느쪽이듯 현 다보탑 실물과 동일하게 만든 십원이므로, 십원짜리의 김민지의 이름이 있다는 괴담은 묻어두도록 하자.

이렇게 불국사를 보고나니, 석굴암에 갈 체력이 없다.

보문단지-불국사 사에는 함양집이라는 유명한 맛집이 있다고 하는데, 한우물회라는 걸 한다길래 궁금해서 한번 먹어볼까 했다.

석굴암에 가게 되면 왠지 거리도 애매하고 시간도 애매해질 것 같아서 함양집에 가기로 했다.

함양집에 갔다가 안압지로 갔다가 다시 대전으로 돌아오면 적절할 듯 하여.

 

7. 함양집: 한우물회. 굳이 왜 한우로...

 

불국사에서 버스를 타고 함양집 경주 보불로점으로 갔다.

11-1이나 11번을 타고, 하동분점마을에 하차하면 된다.

그러면 길을 건너야하는데, 횡단보도고 뭐고 없고 차가 신나게 쌩쌩 달리는 곳이다.

불의의 사고로 객사하기 싫다면 뒤쪽으로 지하도로가 하나 있는데 그 쪽이 조금 더 안전하고, 조금 더 음습하다.

그래도 귀신이 되느냐, 귀신을 만나느냐 둘 중 하나를 꼭 고르라면 후자가 낫기 때문에...

가는 길에 버려진 유모차가 있길래 식겁하여 안을 봤더니, 다 쓴 연탄이더라. 휴...

그런 건 유모차로 이동시키지 말아주세요ㅠㅠ

 

함양집의 브레이크 타임은 점심 마감 ~ 17:00 이다.

일하시는 분들도 모두 친절하다.

혼자서 와서 이인용 테이블에 앉았는데, 사람이 많지 않으니 편하신 자리에서 식사하셔도 된다고 먼저 와서 말해주신다.

갖고 다니시는 이동형 테이블에 아우디, 벤츠, BMW, 마이바흐 마크를 두고 분주하게 움직이시는데, 활기차다.

 

사진을 찍었으면 좋았을 걸 사진이 없는게, 우비 주머니에 아이폰을 넣어놨는데 우비 주머니가 비를 모으고 있었다.

휴대폰이 켜지지 않고, 후면 카메라 렌즈 부분에 물방울이 고인게 보인다. 이게 바로 비극의 시작이다.

 

아무리 우비를 입고 돌아다녀도 비바람이 치는데 비를 안맞을 수 없어서 약간 추웠는데, 한우 물회를 시킨 건...

특별할 것 없는 물회 국물에 한우를 넣었는데, 물회 국물 자체 간이 너무 세다보니까 내가 씹고 있는게 한우인지 광어인지 모른다.

그리고, 춥기도 추워서 그냥 후딱 먹고 나왔다.

떡갈비나 이런 걸 시켰으면 괜찮았을지 모르지만, 일단 물회는 그렇게 특출날 것 없다.

한우를 물회로 낭비하는 건 소한테 실례다.

 

 

 

+) 멍청.멍청.멍청.친절.친절.친절.

 

경주 돌아다니면서는 딱히 기분 상할게 없었다.

워낙에 유서깊은 관광지여서 그런지, 기본적으로 경주 시민들은 외부인들에게 친절하다.

이번에 정말 절실히 느꼈다.

 

함양집에서 몸이 차가워진채로 나와서 또 지하도로를 건널 자신이 없었는데, 길을 건너지 않더라도 경주 박물관/안압지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10번 버스.

10번 버스에 타서 챙겨온 긴팔로 갈아입고, 졸다가 박물관 앞에서 내려서 안압지로 걸어갔다.

레깅스와 양말이 너무 젖어있었기 때문에 감기 걸릴까봐 화장실에 가서 전날 입었던 옷으로 다시 갈아입고 안압지로 갔는데 지갑이 안보인다.

휴대폰은 함양집 가면서 죽은지 오래.

연락할 곳도 없고 따로 빼놓은 현금도 없다.

어떻게 할까 발을 동동 구르다가 매표원 분들께 갔다.

아주머니 세분이 계셨는데, 사정을 들으니 내 일처럼 공감해주시고 얼른 시외버스 회사에 전화해서 찾고 가라고 하신다.

현금이 없어 친구에게 전화해서 바로 입금해달라고 하고 한 분께 삼만원을 빌렸다.

그 분이 시청에도 분실물에 대한 글을 올려주셨다.

다음날 출근하고 나서도, 전화했던 친구에게 지갑 찾았는지, 집에 잘 들어갔는지 걱정된다고 연락까지 주셨다.

너무 감사해서 작은 선물을 보내드리고, 다음에 경주에 가게되면 꼭 찾아뵙기로 했다.

경주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간직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시는데, 이제껏 여행지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좋은 분이셨다.

 

그렇게 10번버스 종점인 시외버스 터미널에 갔는데 버스를 못찾겠다.

경주에 있는 시내 버스는 모두 금아고속 꺼라서, 시내버스 기사님 아무나 붙잡고 사정 설명을 드리니,

기사 쉼터로 가서 사무실이랑 10번버스 기사님께 전화도 걸어주신다.

결국 찾지는 못했는데, 누가 집어가지 않으면 기사님들이 다 보고 찾아주신다며 걱정말라고 하셨다.

 

미리 예매해 놓은 열차가 8시 대고, 지갑과 핸드폰이 없어 기동력도 없으니 신경주역으로 가기로 했다.

딱 신경주역까지 가는 택시비 + 대전에서 집으로 가는 택시비 정도만 될 돈이 남았다.

 

휴대폰을 켜보려고 해도 불가.

결국 대전으로 돌아왔다.

 

PC 카톡을 켜서 은행가서 카드 재발급 받고 휴대폰 고치려고 오전 반차를 냈다.

한번 휴대폰이 꺼졌을 때, 아이튠즈 연결을 해서 살아난 적이 있어서 인터넷에 찾아보니 전원과 홈버튼을 10초간 누르면 애플 로고가 뜨고 재부팅이 된다고 한다.

아직 덜 앱등이라서 몰랐다.

애플로고가 뜨는데, 이제까지 이걸 모른 멍청함에 대한 한심함과, 휴대폰이 켜지는 안도감에 눈물날 뻔 했다.

그러고나니까 카드 분실신고가 되어 있다.

이게 웬일인가 하여 보니, 지갑 습득을 했다고 전화가 와있다.

전화를 해보니 체코 관광객이 박물관 정류장에서 습득해서 경찰서에 맡겨줬다고 한다.

택밸 보내달라고 하니까, 현금이 너무 많아서 택배는 보내주실 수 없으니 와서 찾아가는게 좋을 것 같다고 한다.

지갑을 찾고 보니, 한화 59만원과 170달러가 있었다.

일주일 전 외조부님 상이 있어서 받았던 부조금과, 몽골에 다녀오면서 환전하고 남은 달러가 있었다.

 

멍청함과 멍청함이 만나서 다행이었던 건, 잘못 예약한 숙소가 있었다는 것.

그래서 이미 반차도 냈겠다, 막차타고 다시 경주로 갔다.

파출소에 가서 지갑 찾아준 분께 사례하려고 연락처를 물으니, 원칙상 알려줄 수 없는데 법적으로 10%까지 사례는 가능하니까 연락해보고 내일 파출소에서 만날 수 있게 해준다고 한다.

그런데 남긴 번호가 정확하지 않은지 연락이 되지 않고, 오전 중에 올라가서 출근해야 했기 때문에 파출소에서 그 분이 남긴 번호와 이름만 전달해주셨다.

국제 전화로 문자나 통화 할때 '+'/국가번호/휴대폰번호로 순으로 입력 해야하는데, +를 까먹으신 모양이다.

체코 관광객은 Pavel이라는 분이고, 문자를 보내서 작게라도 사례하고 싶다고 하니 극구 사양한다.

기프티콘이라도 보낼까해서 한국에서 얼마나 있냐고 물어보니까 자세히는 알려주지 않고 곧 떠난다고 한다.

대신 나중에 프라하에 오면 꼭 연락하라고 했다.

 

세번 멍청한 가운데 세번 친절한 사람들을 만나서 지갑을 무사히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곤 잘못 예약했던 Casa로 갔다.

이미 너무 피곤했고, 막차를 타고 왔기 때문에 12시 조금 넘어서 가니 카운터 불이 꺼져있다.

카운터에 사람이 없으면 전화해달라는 번호로 전화를 하니까,

도미토린데 이제 들어오면 어떡하냐고 화를 내신다.

맞는 말이지, 맞는 말이긴 한데...

그리고는 카운터에 열쇠랑 물, 수건을 놔뒀으니 가지고 올라가라고 한다.

이미 정신과 육신이 너무 피곤한데, 전화로 짜증내는 소리를 듣고, 한밤 중에 그냥 열리는 게스트 하우스 로비 문에, 지키는 사람도 없이 여성 도미토리 룸 열쇠를 카운터에 놔뒀다는게 마음에 걸려서 그냥 나왔다.

직원 말 맞다나, 도미토린데 지금 들어가서 다른 사람 깨울수도 없는거고, 보안이 취약한 곳에서 또 한번 지갑을 분실할 수 없으니까.

전날 잤던 게스트하우스가 걸어갈만한 거리에 있어서 거기에 가서 예약 가능한지 물어보니 된다고 한다.

나중에 Casa 주인인 듯한 분한테 전화가 와서, 늦게와서 숙박을 안했냐고 물어보시길래 그냥 그렇다고 했다.

그러니, 원래는 규정상 환불이 안되지만 묵지도 않은 손님한테 돈을 다 받을 수는 없으니 반액 환불을 해주신다고 한다.

그럼 고맙고...

 

 

애시당초 1박 2일을 계획했던 경주여행이 2박 3일이 됐다.

그것도 엄청난 멍청비용과 함께...

그래도 간간히 만난 사람들이 너무 좋은 분들이라서 잘 마무리했다.

다음엔 꼭 가서 자전거 타야지...!

 

 

 

 

 

예산

▣ 숙박비: 20,000원 (당일 예약시 19,000원) 4인 도미토리, 조식포함

▣ 교통비: KTX 왕복 51,600원, 신경주 - 시외버스터미널 택시비 15,000원, 이외 교통카드로 버스 이동

▣ 식비: 팔우정해장국 7,000원+함양집 한우물회 13,000원+맥도날드 슈비버거 런치 세트 6,900원

▣ 기념품: 경주 박물관 엽서 3셋트 = 12,500원

 

이외 커피/군것질/멍청비용 제외

(11시 10분 전에 올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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